“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이땅바닥 소설은 일제때가 최고야 최고.

지금 시대의 한글러들 소설은 그야말로 쓰레기야 쓰레기.

그 이유가 있어. 멀까. 나중에.


김첨지. 인력거꾼. 존나 가난해. 굶주리길 밥먹듯해. 아들 세살 개똥이랑 셋이 살아. 한달 일원 내고 구석탱이 행랑방에서.

오라질년. 난장맞을년. 하는 표현밖에 못해. 애정표현이야. 어느날 좁쌀에 나무한단을 주니 조밥 설익은걸 마누라가 막막 퍼먹은겨 손으로. 입이 양볼 불룩 꾸역꾸역. 너무 굶주려서. 그러다 체했어. 모로 눕지도 못해.

약을 먹어 병이 나가면 그 병이 재미를 붙여 자주온대 약안먹는게 신조래 그래서. 돈이 없으니 별걸 다 신조로 삼는거지.

그날은 아침부터 두탕울 연달아 뛰어써. 팔십전. 이럴수가. 헌데 또 학생이 바로 남대문가쟤. 동소문에서 시오리믄 육키로. 비가 와. 진창길. 쎄게 불러. 일원오십전. 가쟤. 가.

오는길에 인사동 손님도 태워. 논다니인지 아가씨인지에 구박도 맞지만.

치삼이랑 술 한잔해. 집에 가봐야 하는데 가기가 너무 무서워. 마눌이 오늘 나가지 말라 일찍 와라 핸는데. 느낌이 싸 한거지.


설렁탕 먹고샆어요.


조밥먹고 체한 년이 설렁탕은. 조랑복은 할수 없지. 조랑 조롱 작은 주머니. 복없는 오라질 것들 인거지.

김첨지가. 집에 이상하게 드가기 싫은겨. 치삼이랑 막걸리 곱배기를 대여섯잔에 더 들이키고는. 우리 마누라가 죽었어 흑흑 하다가 죽긴 왜 죽어 실실 웃고. 돈 던지미 육시랄 돈 해대고.

설렁탕 사들고 드갔어. 너무 조용한거지.

이년아 눈은 왜 나를 안보고 천장만 바라보는겨!

오늘은 운수가 괴상하게도 좋더니만.


원래 매일이 운수 없던날. 혹시나 간만에 운수가 좋은 날에. 마누라가 죽은겨 설렁탕도 못멕이고.

현진건 씨바 최고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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