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되었나
밤인데, 밖에 고양이 소리가 들리길래
문을 열고 내다보니, 발 아래
아주 짝은 까망 고양이가 가만히 앉아있는거야
태어난지 며칠 됐겠나 소리도 약하고 가만히.
얘가 운 소린가
손바닥에 올려놓은 크기야 걘
들어와서 손에 들고 이거 멍미.. 보다가
열린 문 쪽을 봤거든
언제 왔는지 까망 큰 고양이가 우두커니 앉아있더라고
그러더니 걍 덤덤히 가는거야
나가보니 안보이더라
걍 까매 전부.
근데 불안한지 낯선 표정이고 배도 홀쭉
우유를 접시에 부어 줘도 먹지를 않고
내가 새끼고양이를 키워봤어야지
걍 야앙 야앙 소리만
씻기지도 않고 이불 위에 두었다가
발 밑에 두고 폭 뒤집어 씌우고, 걍 잤걸랑.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데, 얠 어째. 방법이 없더라구
멀 먹지도 않고, 내가 손에 묻혀 떠다 입에 적셔줬어야 하는데, 머 그런걸 알았어야지.
문잠그고 혼자 있게 할 수도 없고. 막막하더만.
문 앞에 다시 두고는, 나갔지 머.
그 후론 한번도 못봄.
고양이 들 보믄, 가끔 걔 생각남.
https://youtu.be/S6AfaRgFu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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